포항 지진으로 연기되었던 수능이 오늘 치루어진다. 아이들의 입장에선 인생이 걸린 하루이고, 그 무게에 걸맞게 최근 몇 년 사이 수능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 생태계가 만들어졌다. 학력고사 때는 기껏해야 엿이나, 찹쌀떡이 고작이었지만, 지금은 자본이 아이들이 처한 현실, 그리고 그 안에 있는 절망을 수학능력시험과 결합시켜 멋지게 상품화하는데 성공하였다.
어제 서울형혁신교육지구 종합포럼이 끝난 후 가졌던 가벼운 술자리에서 강북의 이철우 실무추진단장이 이런 얘기를 했다. 수능을 봐도 대학을 갈 수 없는 아이들한테 왜 수능을 거부하지 않느냐고 물어봤다가 기가 막힌 대답을 들었다고...
"수능은 거부하고 싶은데, 수험표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..."
수능 연기로 학생들만 혼란을 빚은 것이 아니라 수능 마케팅을 통해 대목을 노리고 있던 많은 '장사꾼'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한다. 얼마전 '고수'라는 웹툰에서 나왔던 한 상인의 독백이 떠오른다.
"한밤중에 옆집에서 부부싸움이 벌어지면 그릇이 몇개나 깨졌는지 조사해 뒀다가 다음날 팔아먹을 줄 알아야 해. 장사꾼이란 그런 족속이지!"
2008년, 전 세계를 금융지옥으로 몰아 넣었던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영화한 한 '빅 쇼트'... 영화 속 주인공들은 금융 위기가 닥쳐 올 것을 예견해 어마어마한 돈을 챙긴다. 지구가 멸망한다는 확신만 있다면 그 쪽에 배팅을 해 돈을 챙길 수 있는 자본... 우리는 그런 만화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.
@back2analog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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